추운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따스한 봄이 다가왔습니다. 사랑스런 저희 딸은 올해 5학년이 되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학년이 올라가고 새로운 친구들과 재잘재잘 거리며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1년도 훨씬 전, 저는 이러한 행복을 다시 꿈꿀 수 없을까 봐 좌절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날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2021. 10. 7.. 목요일 저녁 6시 쯤이었습니다. 저희 둘째가 언니랑 집으로 가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평소 워낙 차분하고 진중한 녀석이라 그놈의 사고 소식에 더 크게 놀랐습니다. 같이 있던 언니가 바로 저에게 전화를 했고, 다행히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저희 애는 구급차를 타고 있었고, 제가 올라타자 마자 구급차는 바로 출발하였습니다. 저를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아이는 피한방울 흘리지 않은 깨끗한 모습이었고 왼쪽 팔을 잡고 아~아~아~ 소리를 하면서 계속 아픔을 호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왼쪽 팔만 다친 가벼운 사고인 줄 알았습니다. 구급대원분께서 어느 병원으로 갈 꺼냐고 물어보시기에 가까운 병원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병원에 거의 도착할 무렵, 구급대원분께서 저에게 큰 병원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운전하시는 구급대원분께 일단 신대구고속도로를 타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모든 게 다 잘되어가는 줄 알고 한숨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구급대원분께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전화해서 저희 애를 봐 달라고 했지만 갈 수 없었습니다. 정말이지 그 짧은 시간에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구급대원분께서 포기하지 않고 부산대학교 권역외상센터에 다시 전화를 하셨고, 10~20여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계속 아이의 상태를 얘기해 주시면서 끝까지 설득해 주셔서 부산대학교 권역외상센터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필이면 퇴근 시간이라 부산 시내 도로는 차로 꽉 막혀있었습니다. 막힌 길을 뚫고 정말 힘들게 저희 애를 병원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저희 애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나, 다행히도 4일 뒤 무사히 깨어났습니다. 한달 간의 병원 생활 후 재활 치료도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아침 예쁘게 웃으면서 학교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그때 출동해 우리 아이를 살려주신 구급대원분들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구급대원분들께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해 주시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셔서 저와 우리 가족이 일상으로 돌아와 이렇게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밀양소방서 조래현 소방관님 외 두분께 다시 한번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각자 맡은 일은 할 수 있지만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기는 쉽지 않는 걸 잘 알기에 늦었지만 그때 그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감사드립니다. 전국의 소방관님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살려주신 저희 아이 잘 키워서 도움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 시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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