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함양소방서 산악구조대 팀원들 덕분에 남편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다섯 분의 성함을 다 몰라서 일일이 감사를 못 드려서 아쉽습니다. 한동훈 대원님만 기억을 합니다.
8월15일 광복절에 쌍계사 쪽의 의신마을에서 남편을 내려주고, 저녁 7시경에 반대편의 음정마을 벽소령주차장휴게소에서 다시 만나서 부산으로 귀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등반 중간에 길을 잃어버려서 시간 안에 도착을 못한다는 연락을 받은 이후로 통신이 두절됐습니다.
통신 상태가 안 좋아서 연결이 안 되었고, 휴대폰 배터리도 넉넉하지 않았으며, 예상하지 못한 야간상황이라 후레쉬도 없는 질체절명의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밤은 점점 깊어가는데, 낯선 동네에서 오매불망 남편을 기다리면서 '애간장이 녹는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 생각난 건 119 구조대뿐이었습니다.
벽소령 대피소 직원 두 분과 함양소방서 산악구조대 팀원들의 협동작전으로, 우여곡절 끝에 새벽 2시에 남편을 극적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그때의 그 심정은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새벽까지 구조에 온힘을 다해주신 그 은혜 평생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몇 달 전에 영화 '소방관'을 보면서 엄청 울었답니다.
본인의 생명보다 국민들의 생명을 우선으로 생각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렇게 힘든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이런 상황이 생겨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평소 남편도 폐 끼치는 것을 엄청 싫어해서, 혼자 해결해 보려다가 오히려 구조요청이 더 늦어져서 힘들게 했습니다.
미안해하는 남편에게 오히려 따스한 위로의 말씀을 해주셔서 더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희 남편의 목숨을 구해주셔서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진입로에서 벽소령 대피소까지 왕복 5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당일 낮에도 구조를 했고, 밤에도 구조를 했으니 당일만 해도 하루 10시간을 산을 걸어올라서 산악구조를 하신 것입니다.
높으신 분을이 이 글을 보시고,
구조대원들의 이동 수단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
늘 응원하며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