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현관 앞에 벌 한 마리가 땅을 파며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여러 마리도 아니고, 호박벌 같이 무서운 독벌도 아닌 것 같아서 벌이 땅을 파서 집을 짓는 것을 한번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벌 한 마리긴 하 지만 일하는 량이 엄청났습니다. 슬쩍 발로 집을 밟아다져 놓아보기도 하고, 물을 부어 놓기도 했는데 모두 그 때뿐, 어떠한 방해에도 꾸준히 집을 짓는 것이었지요. 그러기를 한 사 나흘, 제가 외출하고 난 후, 지난 25일, 저의 집사람은 벌이 무서워서 잡지는 못하고 119에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출동한 대원들은 벌집이라고 신고를 받았으니 온갖 장비들을 다 준비해서 그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호복까지 갖춰 입은 채 출동했던 게지 요. 출동한 대원들은 봉곡동 119안전센터 대원들이었던 같습니다. 그런데 웬 걸, 막상 대원들이 출동해 보니 벌은 휑하니 날아가 버리고 헛탕치게 되었는데, 그래도 친절하게도 이리저리 손질을 해놓고, 만약 다음 날에 또 벌이 오면 연락하라고 일러주고 철수했는데, ..... 집에 돌아온 내가 그 자초지종을 듣고서는 이젠 절대로 그런 일로 연락하지 말라고 일러 놓았는데 그 담 날 또 저의 집사람은 연락을 했던 것입니다. 대원들이 중복을 넘긴 이 무더위를 무릅쓰고 다시 출동하여 벌도 잡고, 마무리를 해 주고 갔는데 저로서는 고마움도 고마움이지만 미안하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서 ‘여러분들의 그 희생과 헌신적인 땀방울이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서 행복한 생활을 보장해주는 보 람과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고, 우리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119로 기억하며, 여러분들을 믿고 말없이 뒷바라지해 주시는 가족들에게 축복이 함 께하기를 기원드린다’는 말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 벌 한 마리의 소동을 통해 이렇게 평소 친절한 수고와 고생을 다하시는 대원 여러분들에게 격려 인사 드리게 됨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대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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